지난 9월 7일 중국 정부가 자국의 비료 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내렸다는 기사가 블룸버그에 게시 되었습니다. 우리 한국에서는 지난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을 겪은 바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국의 요소수 수출 중단 배경과 국내의 요소수 대란 가능성에 대해 전망 해 보겠습니다.
블룸버그는 중국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하여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중국 대형 비료제조 업체 일부가 9월 부터 신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요소 생산국이라 수출 중단 결정은 세계 곳곳의 요소와 요소수 등 관련 상품의 부족 현상이나 가격 폭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요소와 요소수
국내에서 요소를 사용하는 곳은 비료와 경유 차량입니다. 요소는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하여 이산화탄소를 섞어서 만들며, 여기에 정수된 물을 섞게 되면 요소수가 됩니다.
쉽게 얘기해 [요소수 = 정제된 오줌]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암모니아는 석탄에서 추출하는데 한국에서는 석탄을 생산하는 광산도 없고, 요소를 생산하는 공장도 없습니다.
중국의 값싼 요소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 2011년 한국 요소 공장은 삼성정밀화학의 사업 철수를 마지막으로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국내 광산도 2010년 화순 탄광을 마지막으로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요소의 주 원료가 되는 암모니아도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전량 수입으로 대체하자 한국 요소의 99%가 중국산으로 운영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요소수 어디에서 쓸까?
승용차 중 경유 차량을 운행할 때 요소수를 사용하는데, 요소수는 디젤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에 뿌리면 질소와 물로 분해되어 몸에 해롭지 않게 됩니다.
보통 요소수는 엔진오일 교체 주기에 맞춰 보충하면 되는데, 버스나 상용트럭의 경우에는 얘기가 좀 다릅니다. 5톤 이상의 트럭과 버스는 요소수 한통 (10리터)를 하루 운행거리(일반적으로 700km)마다 한통 씩 사용해야 하며, 요소수를 보충하지 않고 운행할 경우 엔진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기름을 많이 먹는 다는 말), 결국 엔진이 멈추게 되어 요소수가 없이는 운행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요소수 부족은 곧 화물 물류가 위태롭다는 의미가 됩니다.
중국은 왜 요소 수출을 중단했을까?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요소는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서 만듭니다. 지난 2021년 한국의 요소수 대란을 유발한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정책은 중국의 석탄 부족 상황이 원인이었습니다.
겨울을 넘기기 위한 석탄이 부족했기 때문인데 이는 2020년 호주와의 무역 분쟁으로 호주산 석탄을 수입 금지 하면서 발전소에서 사용할 석탄이 부족해졌고, 설상가상으로 석탄 광산이 몰려있는 산시성에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석탄광산의 대부분이 침수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중국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화력발전의 연료인 석탄이 갑작스럽게 부족해 지면서 석탄을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암모니아를 추출하여 해외로 수출하는 것에 제동을 걸게 된 것 입니다.
우리나라는 요소수 대란이 재발할까?
이번 블룸버그의 뉴스도 석탄이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1년간 중국은 자국 내 석탄 발전소를 약 170개 신규 건설 승인했으며, 올해도 매월 약 10여개의 석탄 발전소 건설을 승인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석탄을 사용하는 수요가 급증한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습니다. 석탄 수요의 증가는 석탄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 이고 요소의 가격과 수출 동향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과거의 일이지만 2021년 요소수 대란 때 요소수 가격은 10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요소를 대체할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하는 이상 중국의 석탄 수요에 따라 언제든 요소수 대란은 재발 할 수 있을 것이고, 요소수의 가격 인상도 기정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